스토리북

대모험가 카라카스

- CARACAS The great adveturer -


대전이가 일어나기 전, 평화롭던 시절에, 어느 조용한 마을에 카라카스라는 작은 남자아이가 태어났어요. 너무 작아서 어머니의 치마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였어요.

하루는 어머니가 카라카스를 치마 주머니에 넣어놓고 밭을 나갔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밭에 두더지가 많지 뭐에요? 어머니와 형 누나들은 열심히 두더지를 잡았어요. 카라카스가 구멍으로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말이에요.

구멍으로 떨어진 카라카스는 바깥으로 나오려고 허우적거렸지만 그럴 때마다 더 깊은 곳으로 빠져버렸어요.

땅속에 들어간 카라카스의 눈앞에 있는 것은 늙고 커다란 두더지였어요. 두더지가 말했어요.

"아기야, 왜 여기에 있니?"

"어머니가 날 떨어뜨렸어. 올라가고 싶은데 올라갈 수가 없어."

"내가 너를 올려줄 수 있어, 너는 살겠지만 나는 잡혀서 죽을 거야."

"널 잡지 말아 달라고 할게."

"좋아. 그럼 내 등에 타렴."

카라카스를 태운 두더지는 약속과는 달리 더 깊은 땅속으로 들어갔어요.

"멈춰! 왜 아래로 내려가는 거야? 더 깊이 들어가면 난 숨을 쉴 수 없어."

"너희 가족 때문에 내가 밭에서 쫓겨났으니까 너를 잡아먹고 힘을 차려서 살기 좋은 곳으로 갈 거야."

카라카스는 두더지의 등에서 내리고 싶었지만 금방 커다란 발톱에 잡힐 게 뻔했어요.

"알았어. 하지만 나는 고블린 고기를 먹고 자라서 냄새가 심하고 맛이 없어. 날 그대로 먹었다간 네 몸에서 냄새가 나서 깊은 땅속에 숨어도 금방 잡히고 말 거야."

"그럼 어떻게 하지?"

"우유를 마시면 냄새가 사라지니까 그때 먹으면 돼."

"좋아. 그럼 우유는 어딨어?"

"고개 넘어 들판으로 가면 젖소가 풀을 뜯고 있을거야. 거기로 데려다주면 우유를 마실 수 있어."

늙은 두더지는 카라카스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어요. 하지만 인간의 아이가 우유를 마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고민하던 두더지는 마침내 카라카스를 젖소에게 데려가기로 마음먹었어요.

들판으로 가는 길은 멀었어요. 땅 위로 달려가면 빨랐겠지만, 햇빛을 싫어하는 두더지는 지하로 가야 했지요, 카라카스를 등 위에 태우고서 말이에요.

두더지가 지쳐서 헉헉거렸지만, 카라카스는 도망가지 않았어요. 땅속에서는 두더지가 더 빠르니 금방 잡혀버릴 테니까요.

카라카스는 오히려 두더지의 수염을 단단히 붙잡고는, 빨리 가자고 재촉했어요. 오래 걸린다며 졸기까지 했어요. 두더지는 꾀를 부린다고 의심할 수 없었지요.

마침내 들판에 도착했을 땐 늙은 두더지는 숨이 차서 말조차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아기의 부드러운 살을 먹을 일념에 힘겹게 젖소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어요.

두더지가 판 구멍에서 폴짝 뛰어나온 카라카스는 젖소의 커다란 엉덩이에 달려 있는 긴 꼬리에 온 힘을 다해 매달렸어요. 젖소는 깜짝 놀라 날뛰기 시작했어요. 두더지는 젖소를 피할 힘이 없었어요.

두더지는 젖소의 딱딱한 발굽에 채여 날아갔어요. 그리고 벌통 위에 떨어졌어요. 집이 망가져 화가 난 벌들이 두더지를 향해 날아갔어요.

못된 두더지는 벌에 쏘여 죽고, 아기 카라카스는 걱정하고 있는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갔어요.

- CARACAS The great adveturer -


무럭무럭 자란 카라카스는 장난꾸러기 소년이 되었어요. 눈은 언제나 재미있는 것을 찾아 반짝이고 있었고 주머니에는 자신이 만든 장난감이 가득했어요.

어느 날, 카라카스의 형이 부탁을 했어요. "카라카스. 내 연이 서쪽으로 날아가버렸어. 찾아와 주겠니?"

카라카스의 발이 무척 빨랐기 때문에 부탁을 한 것이였죠. 카라카스는 형의 연을 찾아주기로 마음 먹었어요.

카라카스의 집 서쪽에는 작은 호수가 있었어요. 날이 더워서 물을 마시는데 빨간색 그림자가 호수에 비치는 것이 아니겠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형의 연이 나풀거리며 날아가고 있었어요.

하늘에서 춤을 추던 연은 그대로 숲을 향해 날아갔어요. 카라카스는 덜컥 겁이 났어요. 숲에 살고 있는 마법사가 어린아이를 재료로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용기를 내며 숲으로 들어갔어요.

마법사의 숲은 아주 오래된 나무로 가득했어요. 얼마나 걸었을까? 카라카스의 눈앞에 마법사의 집이 나타났어요. 회색 지붕의 작은 오두막이었어요.

문을 두드리려고 했지만 문도 창문도 보이지 않았어요. 단단한 벽뿐이었지요.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그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커다한 소리가 났어요. 마치 천둥소리처럼 컸어요.

"꼬마야, 넌 왜 이곳까지 온 거냐?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라."

"제 형의 연을 찾으러 왔어요. 이쪽으로 날아왔는데 혹시 못 보셨나요?"

"그건 내가 주운 연이다. 그러니 이미 내 것이다. 돌아가라."

카라카스는 화가 났어요. 마법사의 태도는 도둑이나 다름없었어요. 그래서 무서운 것도 잊고 마법사의 집에 들어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마법사의 집 앞에 작은 버섯이 있었어요. 집을 둘러보던 카라카스가 실수로 그 버섯을 밟자, 스르륵하고 아무 것도 없는 벽에 문이 생겼어요. 카라카스는 깜짝 놀랐지만 용기를 내어 집안으로 들어갔어요.

문의 안쪽은 길고 긴 터널이었어요. 벽에는 마법횃불이 활활 불타고 있었어요. 게다가 몹시 퀴퀴한 냄새가 나서 숨을 쉬기도 힘들었어요.

얼마나 걸었을까? 커다란 방이 눈앞에 나타났어요. 방 안 탁자에는 형의 연이 놓여 있었지요. 그리고 화가 난 마법사가 의자에 앉아 있었어요.

"내 집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널 개구리로 만들어 버리겠다!"

"미안해요. 하지만 그 연은 제 형의 것이에요. 돌려주시면 돌아가겠어요."

하지만 마법사는 연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어요. 게다가 카라카스에게 마법을 걸어 평생 하인으로 부려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카라카스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어요.

"좋아요. 연을 포기하겠어요. 당신의 하인이 되어줄게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아주 맛있는 케이크를 저에게 주세요."

"그야 어렵지 않지." 마법사는 지팡이를 휘둘러 아주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카라카스의 키만큼이나 크고, 온갖 과일과 과자로 장식된 휘황찬란한 케이크였죠. 살짝 맛을 본 카라카스가 고개를 저었어요.

"이건 맛있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케이크는 아주 맛있는 케이크에요. 당신은 그런 케이크를 만들 수 없나요?"

마법사는 화가 났어요. 자신의 마법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계속 케이크를 만들어 내었죠. 좁은 방은 금방 케이크로 꽉 찼어요. 카라카스는 몰래 형의 연을 등 뒤로 숨겼어요. 케이크를 만들기 바빠 마법사는 눈치채지 못했지요.

마법사는 케이크를 잔뜩 만들고는 의기양양하게 웃었어요. "어떠냐, 꼬마야? 이 정도면 네가 맛이 없다는 예기를 하지 못하겠지?"

카라카스는 케이크의 맛을 보았어요. 혀가 녹아버릴 만큼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 달콤씁쓸한 와인이 들어간 케이크, 딸기로 장식한 케이크, 구운 바나나를 올린 케이크는 굉장히 맛있었어요. 게다가 곰처럼 커다랐죠.

"이 케이크는 귀족의 파티에서 먹을 만한 케이크로군요."

마법사는 또 화가 났어요. 자신이 만든 케이크가 왕들이 먹을 수준이 아니라는 뜻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또 자꾸자꾸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방은 케이크로 꽉 차버렸기에 복도로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어떠냐? 이 정도면 네가 불만을 말하지도 못하겠지?"

"아까보다 훨씬 맛이 있군요. 하지만 왕이 먹을 정도밖에 되지 못해요. 황제라면 먹다가 밷어버릴 거에요."

잔뜩 화가 난 마법사의 얼굴이 씨뻘껗게 변해버렸어요. 그래서 지팡이를 계속 휘둘렀죠. 지팔이 끝에서 나오는 케이크는 정말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었어요.

영웅의 모습을 본뜬 조각상 같은 케이크도 있었고, 녹은 초콜렛으로 흘러가는 강의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케이크도 있었지요. 카라카스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열심히 마법사를 부추기면서 더욱 커다란 케이크를 만들도록 했어요.

마법사와 카라카스는 점점 출구 쪽으로 뒷걸음질 했어요. 케이크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지요. 케이크를 만들 것이 마법사 자신이기 때문에 마법사는 카라카스가 도망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너무 많은 케이크를 만들어서 지친 마법사가 헉헉거리면서 카라카스에게 말했어요.

"어떠냐? 이 정도면 황제도 감탄할 만큼 멋있고 맛있는 케이크지? 이제 불만을 말하지 못할 거다."

카라카스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정말 그렇군요. 황제가 먹을 만큼 맛있는 케이크에요. 그러니까 당신도 먹어보는 게 어때요?"

카라카스는 마법사를 케이크가 있는 곳으로 세게 밀었어요. 늙고 힘이 빠진 마법사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케이크로 가득찬 복도에서 넘어지고 말았어요. 마법 지팡이도 놓치고 말았지요.

재빠른 카라카스는 그 지팡이를 주워 옆에 있는 케이크를 무너뜨렸어요. 복도를 가득 채운 케이크는 마법사의 위로 쓰러졌지요. 마법사는 버둥거렸지만. 크림 때문에 미끄러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살려줘! 살려줘! 숨을 쉴 수가 없어! 케이크가 다 무너지면 난 죽고 말 거야!" 마법사가 비명을 지르자 문 바깥으로 나온 카라카스가 말했어요.

"거기서 나올 방법을 알려줄 테니 다시는 날 괴롭히지 말아요."

"알았어.. 널 괴롭히지 않을게. 어떻게 하면 이 케이크의 산에서 내가 빠져나올 수 있지?"

카라카스는 문 바깥에 있는 버섯을 밟았어요. 문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죠. 문이 완전히 닫혀 복도에 어둠이 찾아오기 전, 카라카스가 큰 소리로 말했어요.

"케이크를 다 먹으면 되잖아요. 그럼 살 수 있어요."

마법사는 고맙다며 다시는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리고 문이 닫혔지요. 무사히 빠져 나온 카라카스의 손에는 마법 지팡이와 형의 연이 있었어요.

카라카스는 다시는 마법사가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지팡이를 부러뜨렸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형에게 연을 돌려주었어요. 이 일이 있은 후에 마을 아이들의 연이 난데없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요.

- CARACAS The great adveturer -


청년이 된 카라카스는 본격적으로 모험가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났어요. 아버지가 쓰던 낡은 검을 들고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향했어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카라카스가 도착한 곳은 몹시 추운 곳이었어요. 눈폭풍을 일으키는 나쁜 드래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나러 간 것이었죠.

하지만 드래곤은 잠에 빠진 후였고, 카라카스는 맥이 풀렸어요. 꼭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잠든 드래곤을 깨워 사람들을 위험하게 할 수도 없었기에 몹시 실망했어요.

"어쩔 수 없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내일 다른 곳으로 떠나야겠다."

그렇게 생각한 카라카스는 하룻밤 자고 갈 곳을 찾았지만 마을은 커녕, 사람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어요. 가방에 든 육포와 마른 빵으로 배를 채울 수는 있었지만 가만히 있어도 몸이 얼어버리는 곳에서 노숙을 할 수는 없었죠.

추위에 벌벌 떨면서 주변을 헤매던 카라카스는 어떤 산 중턱에 불빛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어요. 해가 이미 서산에 걸려있던터라 얼른 산을 올라갔죠.

카라카스는 마음 착한 노부부가 사는 따뜻한 오두막을 기대했어요. 하지만 그곳은 산적들이 사는 곳이었어요. 너무 추워서 모자를 푹 눌러썻던 카라카스는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어, 산적에게 붙잡히고 말았어요.

산적들은 열 다섯명 정도 있었는데, 추운 지방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제국의 산적 소탕을 피해 도망 왔다가 이 산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하고 잠시 머무르고 있었던거죠. 카라카스는 운이 나빴다며 한숨을 쉬었어요.

카라카스는 꽁꽁 묶인 채 오두막 뒤에 있는 낡은 창고에 갇혔어요. 물론 가방과 검을 뺏긴 채로요. 창고 안에는 털옷을 입은 소년이 두 명 있었어요.

잡히기 전에 산적과 싸웠는지 상처투성이었죠. 소년들은 카라카스를 보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공용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알아들을 수 없었죠.

"이봐, 난 이 곳을 나갈거야. 도와주지 않겠어?"

보다 못한 카라카스가 그렇게 말하자 소년들은 대화를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어요. 공용어가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카라카스는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여기 계속 있으면 얼어 죽든가, 굶어 죽게 될 거야. 배가 고픈 산적들이 우리를 먹어버릴지도 모르지. 어때? 나를 도와서 이곳에서 빠져나갈래?"

똑똑해 보이는 소년이 물었어요. "어떻게 빠져나가지? 우린 꽁꽁 묶였어. 소리를 질러봤자 우리 부족에게 닿지도 않고"

"너희 부족이 찾고 있다고? 하지만 어디서 찾고 있을지 몰라. 우리끼리 먼저 빠져나가야 해. 나에게 작전이 있으니 따라줘."

"좋아. 우린 외부인을 믿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믿기로 하지." 똑똑한 소년과 덩치 큰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약속을 받은 카라카스는 몸을 살짝 비틀어 결박을 풀었어요. 모험을 떠나기 전에 익힌 비장의 기술이었죠. 카라카스는 두 소년도 풀어주었어요.

풀려난 소년들은 산적에게 복수하겠다며 화를 냈어요. 카라카스는 그들을 달래며 작전을 설명했어요. 투덜거리던 두 소년은 카라카스의 작전을 듣자 바로 찬성했죠.

깊은 밤이 되었어요. 카라카스의 비상식량으로 오랜만에 배를 채운 산적들은 잠에 빠져 있었죠. 달빛도 없는 밤에 눈이 조용히 내리는데, 갑자기 오두막 바깥에성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리지 뭐예요? 산적들은 놀라 서로를 깨워 바깥으로 나왔어요. 소리는 분명 창고 안에서 나오고 있었어요.

하지만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죠. 늑대의 울음도 아니었어요. 거대한 괴물이 내는 듯한 끔찍한 소리였어요. 산적들이 겁에 질려 웅성거렸어요. 어떤 용감한 산적이 문을 열어보려고 손을 뻗었을 때, 카라카스의 절박한 외침이 들려왔어요.

"도와줘! 여기 괴물이 있어! 냉룡의 저주를 받아 괴물로 변하고 있어! 이대로면 난 뜯겨 먹힐 거야! 어서 날 꺼내줘!"

하지만 산적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자기들도 괴물에게 당할까 무서웠기 때문이죠.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져, 산을 울릴 정도가 되었어요. 산적들은 모두 귀를 막았어요. 카라카스의 도와달라는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어요. 그리고 마침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어요.

"무슨 일이지? 먹혀버린 건가?"
"괴물은? 괴물도 죽은 건가?"
"그 녀석과 괴물이 싸우다가 서로 죽인 게 분명해."

산적들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죠.

"이대로 태울까?"
"무슨 소리야, 괴물의 발톱은 비싸게 팔릴 거야. 그것만 있으면 우린 산적질을 하지 않아도 돼."

산적들은 조심스레 창고의 문을 열었어요. 그러자 눈 앞에 번개가 쳤어요. 엄청나게 밝아서 산 전체를 밝힐 정도였죠. 사실은 번개가 아니라 카라카스가 불러낸 마법의 빛이었어요.

달도 없는 어두운 밤이 었기에 갑자기 강한 빛을 본 산적들은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산적들이 눈을 부여잡고 쓰러지자, 두 소년이 고함을 지르며 그들에게 덤벼들었어요. 산적은 괴물이 잡아먹으려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도망쳤어요.

사실 창고 안에 괴물은 없었어요. 두 소년이 늑대의 울음소리를 내고, 카라카스가 마법으로 소리를 키운 것 뿐이었죠. 눈이 내리는 산에서 소리가 울려 더 무시무시하게 들렸던 것이었어요.

눈을 못 뜨는 산적들이 도망가자, 카라카스는 오두막으로 가서 짐을 챙겼어요. 소년들도 빼앗긴 무기를 찾았죠. 산적들이 돌아오기 전에 도망가려고 하는데, 벌써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뭐예요? 한 두명이 아니었어요.

"큰일 났군, 내가 막을테니 너희는 어서 도망쳐."

카라카스가 검을 단단히 쥐었어요. 검술에 자신이 있었고, 간단한 마법도 쓸 줄 알았지만, 두 소년을 지키며 열다섯 명과 싸우는 건 무리였죠. 하지만 북쪽의 소년들은 카라카스보다 어렸지만 훌륭한 전사였어요.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어요. 카라카스는 든든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어요. 맞서 싸울 각오를 하고 바깥으로 나온 세 명은 얼떨떨해졌어요. 산적이 돌아오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산적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덩치 큰 소년이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족장님이다! 우리를 찾으러 왔어!" 소년들을 찾으러 온 북쪽의 부족이 산적을 발견하고 싸우고 있었던 거예요.

부족원들은 모두 덩치가 컸고 용맹했어요. 그들은 산적을 모두 쫓아낸 후 소년들이 있는 곳으로 왔어요. 낯선 카라카스를 보고 경계했지만, 설명을 듣고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어요.

"고맙소. 이 둘은 내 아우와 친구의 아우요. 늑대를 잡겠다고 몰래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아 찾고 있었는데, 이곳에 있을 줄은 몰랐소. 그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었다면 찾을 수 없었을 거요."

카라카스가 마법으로 크게 키운 소리를 따라 왔던 거죠. 이들은 카라카스를 친구로 맞아들여 마을로 초대했어요. 카라카스는 삼일 밤낮을 배부르게 먹고 즐겁게 지낸 후,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다시 모험을 찾아 떠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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