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북

날개 없는 천사

- An wingless angel -


카곤 : 으음... 어떻게 해야 좋을까... 으으으음...

카곤 : 아아! 엄청 짜증나네! 왜 탁, 하고 좋은 생각이 안 떠오르는 거야?! 젠장. 요새 너무 피곤했어..

아벨로 : 왜 거리 한복판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어? 무슨 일이야?

카곤 : 누구야? 사람 머리를 대뜸 치는 녀석이... 아벨로 님? 머리 치지 마세요. 스타일 망가지잖아요.

아벨로 : 별로 세게 친 것도 아니구만... 근데 왜 그렇게 짜증을 내고 잇어? 또 새똥이라도 맞은거야?

카곤 : 새가 아니라 천사를 만났어요, 천사! 하아.. 그 가녀린 어깨와 나긋나긋한 목소리.. 사랑스러운 얼굴..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상냥한 미소.. !

아벨로 : 아.. 또 짝사랑이구만.. 힘내! 잘 가! 나중에 결과 얘기해줘! 술 사줄게!

카곤 : 으익, 사람이 고민하고 잇으면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전에 하모니카도 고쳐줬잖아요!

아벨로 : 도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야? 그치만 너의 짝사랑 소동에 또 말려들기는 싫단 말이야..

카곤 : 원래 사랑은 고난과 역경이 많을 수록 빛나는 법이죠.

카곤 : 완벽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날 테니까 좀 도와줘요. 노래의 소재로 써도 봐드릴게요. 10만 골드 정도에.

아벨로 : 점점 내가 손해라는 생각밖에 안 드는데.. 뭐 좋아. 왕궁에 인사하러 가는 것도 귀찮으니 친구를 도와주느라 못 갔다고 핑계나 대야겠다.

카곤 : ...그러다가 여왕님이 화나시면 나까지 혼나는 건가요. 갑자기 후회가 되는데...

아벨로 : 괜찮아, 괜찮아. 사랑은 고난과 역경이 많을 수록 빛나는 법이라며? 동감이야. 자아, 대로 한복판에 있지 말고 우선 자리를 피하자구.

아벨로 : ..여기라면 조용하겠네. 이제 말해봐. 누구야? 사랑 따위 이제 질렸다며 30년 동안 떠들고 다니더니.

카곤 : 원래 사랑이라는 단비는 매마른 대지에 내리는 법이죠. 이름은 세리아라고 하는데 정말 청초한 소녀에요. 인간이고 나이는 십대 후반 정도?

아벨로 : 우와.. 아저씨, 도둑이네.

카곤 : 아니 음유시인이라는 사람이 로맨틱하다고 좋아해야 할 판에 왜 아까부터 그렇게 찬물이나 끼얹는 겁니까?

아벨로 : 응. 난 상대로는 현실주의자야. 어릴 때의 그 사건 이후로.

카곤 : ... 할말 없군요. 젠장.

아벨로 : 지금 둘이 어떤 사이야?

카곤 : 아마 제 얼굴이나 이름은 알걸요. 그리고 나는 심장을 관통당한 그런 사이?

아벨로 : ...와... 40년 전의 그 차가운 봄날하고 상황이 똑같은 거 같아서 점점 싫어지는데..

카곤 :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내가 바람둥이 같잖아요. 이래봬도 한번 정착하면 일편 단심이라고요!

아벨로 : 정착한 걸 한번도 못 봐서 잘 모르겠어. 아무튼, 그 애는 지금 어딨는데?

카곤 : 언더풋 광장 근처에 지내는 모양이에요. 어떤 무례한 모험가를 따라 잠깐 온 모양이지만.

아벨로 : 그럼 간단하게 언더풋을 안내해준다고 하면 되지 않아? 여자애니깐 맛있는 케이크나 과자를 사주면서...

카곤 : 아벨로 님.

카곤 : 그러니깐 당신은 여자친구가 안 생기는 겁니다!!

아벨로 : 뭐?

카곤 : 그런 시시한 데이트라니! 그래선 내 인상이 제대로 남질 않잖아요! 아주 강렬하면서도 달콤한 충격을 줘야 한다구요!

아벨로 : 으음.. 그럼 노래라도 불러주면서 곷을 안겨쥐라도 하려는 거야? 제목은 '날개 없는 천사' 정도가 되는 건가.

카곤 : 오, 이제야 아벨로 님한테 이야기한 보람이 생기기 시작하는군요. 곡 좀 써봐요. 지금 당장.

아벨로 : 창작의 고통 같은 거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카곤 : 하하. 그런 거 없죠. 내가 사랑의 고통으로 죽게 생겼는데.

아벨로 : ...왜 아버지는 그때 카곤을 소개시켜 주신걸까..

카곤 : 오오, 아, 아름다운 소녀요..!

세리아 : 네..? 아, 저, 저요?!

카곤 : 여기에 당신보다 아름다운 소녀가 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 이 당신을 위한 노, 노래를 준비해 왔으니 부디 이 노래를 듣고...

세리아 : 아... 죄송해요. 저는 님의 노래를 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네요.

카곤 : 그, 그,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야말로 날개 없는 천사...! 하지만 내게는 보입니다, 당신의 새하냔 날개가!!

세리아 : 나, 날개요? 죄송해요. 저어, 갑자기 너무 부담스러워서... 호감을 가져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다시는 이런 말씀 안해주셨으면 하네요.

세리아 : 그리곤 전 카곤님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답니다. 모험가님의 곁에서 그분을 돕는 것이 제 사명이거든요.

카곤 : 그, 그런... 그럼 이 꽃이라도...

세리아 : 죄송해요. 받을 수 없어요. 제게 호의를 주신 마음만은 기쁘게 받을게요. 고마워요, 안녕히 가세요.

카곤 : 세리...세리아아아아 니이이이이임!!

아벨로 : (만돌린의 현을 뜯으며 갑자기 나타나서는) ...이렇게 한 사내의 사랑은 어이없이 끝났다...

아벨로 : 그의 슬픈 절규는 언더풋에 울렷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천사의 날개 아래 쓰러진 그는 돌이 되어 영영 움직이지 못했으나...

아벨로 : 사람들아, 기억하라. 언더풋 역사상 최고속으로 차인 남자가 여기에 무릎 꿇고 있었음을...

카곤 : 아벨로오오오옷!!!

- An wingless angel -


아벨로 : 카곤. 여기 있었네.

카곤 : 웬일인가요. 또 놀리려고 찾아온 겁니까?

아벨로 : 딱히 놀릴 생각은 없는데... 전에 카곤 덕분에 영감을 받아 지은 노래가 인기가 많아서 말이야. 술이라도 한턱 내야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찾아왔지.

카곤 : 그거 아아아주 잘 됐군요! 그렇잖아도 술이 마시고 싶던 참입니다!

아벨로 : 왜 그렇게 열을 내는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카곤 : 아뇨!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어서 열을 내는 거죠!

아벨로 : 으음... 그 세리아라는 아가씨하고는 여전히 잘 안되고 있는 모양이로군... 워낙 강렬하게 인상을 남겨놨으니까 여자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겠지.

아벨로 : 그냥 포기해 내가 봤을 때 그 여자애는 카곤 곁을 피하는 게 행복할 거 같더라고.

카곤 : 친구라는 사람이 왜 맨날 그런 밉살맞은 소리나 해대는 겁니까?! 두고 보라고요. 세리아 님에게 내 마음을 꼭 전하고 말 테니까!

아벨로 : 아니, 전달이 안 돼서 일이 안 풀리는 게 아닌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카곤 : 내 생각엔 그 노래가 잘못된 거 같아요.

아벨로 : 분노에 이어 현실 도피인가... 내가 써준 가사는 너무 약하다면서 자기가 그렇게 바꿔놓고선...

카곤 : 그래서 이번엔 선물을 준비하려고요.

아벨로 : 뭐냐고 물어보지 않는 게 재밌을 거 같네... 어차피 조언해봤자 듣지도 않을 테고.

카곤 : 혼자서 뭘 중얼거리고 있는 겁니까? 포장지 있어요? 가장 화려하고 반들거리고 비싼 걸로!

아벨로 : 비단거미 가죽이 화려하고 반들거리긴 한데... 정말 그걸로 포장하려고?

세리아 : 아... 안녕하세요.

카곤 : 세, 세리아 님. 잘 계셨나요? 조, 좋은 날이로군요. 햇살이 세리아 님의 마음처럼 따, 따사롭고...

세리아 : 네에. 정말 좋은 날이네요...

세리아 : ... 저어, 카곤 님?

카곤 : 네, 네넵?!

세리아 : 제가 넘겨짚은 걸 수도 있겠지만 혹시... 전에 절 찾아오셨던 때와 비슷한 말씀을 하시려는 거면...

카곤 : 아, 그거, 그거요?! 그건 제가 너무 성급했죠! 저도 압니다.

세리아 : 그럼...

카곤 : 그, 그래서 사과의 의미로 선물을 드리려고요! 오, 오, 오해하지 마세요! 딱히 어떻게 해보려는 게 아니라 사과를 하고... 치, 친구로...

세리아 : 아... 선물 같은 건 괜찮은데... 그래도 카곤 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감사히 받을게요.

카곤 : 오오...!!

세리아 : 어머나. 상당히 특이한 포장지...네요. 아무래도 가죽 같은데...

카곤 : 그거는 비단거미라고, 이~만한 거미의 가죽을 무투질한 겁니다.

세리아 : 거, 거미요...?! 그렇게나 커요? 가죽이 있는 거미도 있다니 신기하지만... 좀...

카곤 : 아 모르시나보군요. 비단거미는 껍질 위에 비단을 두른 것 같다고 해서 비단거미라고 불립니다. 표류동굴 근처에서 사는데 제가 보여드릴게요.

세리아 : 아, 아뇨. 괜찮아요...

카곤 : 겁먹을 필요 없어요! 제가 이렇게 쉭! 하고 잡을 수 있으니까! 하하하!

세리아 : 그러니까 정말 괜찮아요... 아, 이건 뭔가요? 하얀색 깃털... 날개?

카곤 : 세리아 님은 날개만 없다뿐이지 천사나 다름 없죠. 저는 첫눈에 알아봤어요!

세리아 : 네?

카곤 : 그러니까 그 날개를 하고 있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겁니다. 한번 해보세요!

세리아 : 전 이런 건 별로... 당황스럽네요.

카곤 : 당황할 필요 전혀 없어요! 제가 세리아 님의 몸매에 딱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준비했으니까. 간단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개량도 해놨어요.

세리아 : 음...

카곤 : 아 혹시 부담스러우신가요? 며칠만 하고 있다보면 아주 익숙해질 겁니다. 뭣하면 제가 날개와 어울리는 하얀색 원피스도...

세리아 : 카곤 님. 저를 아껴주시는 그 마음은 감사하지만 역시 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이거 돌려드릴 테니까 더 멋진 여성분께 드리세요.

카곤 : 그런 여자는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천사보다 더 아름답고 찬란한 여성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세리아 : 아 그럼 환불하시면 되겠네요... 음... 저는 이만 모험가님이 돌아오실 때가 되어서 가볼게요.

카곤 : 그, 그 전에 잠깐 차라도 하시죠! 친구가 된 기념으로...

세리아 : 친구...보다는 친절하신 분으로 기억하고 싶네요. 그래도 괜찮을까요?

카곤 : 아... 네? 제가 물론 친절한 남자긴 합니다만 사실은 냉철한 면도 있습...

세리아 : 그럼 카곤 님. 안녕히 가세요. 저는 모험가 님과 여행을 떠날 거라 한동안은 못 뵙겠네요. 몸 건강하시길.

카곤 : 네? 아? 세, 세리아 니이임?!

아벨로 : 와아. 선물이 날개였구나. 우와아아.

카곤 : 세리아 님은 왜 저렇게 달려가시는 거지... 넘어지면 어쩌려고...

아벨로 : 그야 여기 있고 싶지 않겠지. 그렇게 눈을 시뻘겋게 부릅 뜨고 거대 거미를 보러가자느니, 천사 날개를 하고 있으라느니 하는데 나라도 도망가고 싶겠다.

카곤 : 뭐? 잠깐. 그럼...

카곤 : 세리아 니이이이이임...!!!

아벨로 : (만돌린의 현을 뜯으면서) 아아, 가련하고 가련하구나! 이런 남자에게 걸리고 만 죄 없는 소녀의 운명이여.

아벨로 : 그리고 사람들아, 기억하라. 만일 카곤이 다른 여성에 접근을 하려 한다면 신속히 경비대에 연락을! 경비대는 바로 이런 때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샤란 : 좋은 이야기군요. 제자들에게도 조심하라고 해야겠어요.

미네트 : 음... 제 친구들에게도 이야기를 해두는 편이 좋겠군요. 그리고 저 소녀를 보호할 인원을 배치하는 게 좋겠어요.

그란디스 : 카곤 님. 마음이 괴롭다면 언제든 오셔서 기도를 통해 회개하십시오.

풍진 : 역시 사람의 일 또한 순리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카곤 : 잠깐. 왜 사람들이 여기 다 모여서 구경하고 있는 거야?

아벨로 : 카곤이 만에 하나 난동을 피워서 세리아라는 여자애를 협박하면 나 혼자서 말리는 건 무리니까 도움을 요청했달까.

칸나 : 구경 왔어요! 이 순둥이한테도 미리 조심하라고 알려주려고~!

아니스 : 저어, 힘내세요! 으음, 방법은 좀 바꿔보시는 게 좋을 거 같지만...

카곤 : 으아아악, 제기라아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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