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북

울루의 마지막 후계자

- the last successor of wullu -


그들이 살던 세계는 마계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며 그 넓이를 이루 짐작할 수 없다.

그곳은 울루라고 불리던 어떤 종족이 지배하고 있었으며, 개체의 외양은 제각각이었으나 한결같이 강인하였다.

인간의 여린 살이라면 닿자마자 문드러질 독기와 쇠도 녹일 열 속에서 그들은 단단하고 둔하게 변모하며 살아남았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으니 보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삼켰고, 그 속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취했다. 생존이 최고의 승리인 세계였다.

한편 그들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아가던 종족이 있었다. 그들은 작았지만 연약하지는 않았으며, 지혜가 뛰어나 여러 생존법을 익혔다.

그들은 울루에 맞서 싸우는 기술을 익혔지만 결국 패배하였고,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여 울루들을 신으로 모시며 살았다.

그들은 스스로를 타르탄이라고 일컬었다. 울루와 타르탄. 두 종족의 기묘한 공존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울루는 타르탄을 묵인하였으며 타르탄은 울루의 식사를 도왔다. 울루의 신체는 작은 먹이를 찾아 움직이기에는 비효율적이었다.

하지만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울루는 점점 타르탄에 의지하게 되었다.

울루의 특징이 커다란 몸과 무엇에서든 에너지를 섭취하는 능력이라면 타르탄의 능력은 환경에 적응하기 쉬운 신체와 정신감응능력이었다.

타르탄의 연약한 육체는 울루를 닮아 강인하게 연마되었고, 독특한 정신적 연결망을 이용하여 사냥을 효율적으로 해내었다.

마침내는 울루와의 종족을 뛰어넘은 정신적인 접촉까지 해내었다.

그러나 예견된 일의 하나로서, 세계는 작동을 정지하였다. 아니, 더 이상 기능이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황폐화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울루의 지나친 에너지 섭취로 인해 세계 자체가 먹힌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타르탄은 오래 전부터 이 사태를 막고자 하였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타르탄은 울루의 일부였으며 울루의 식욕 역시 타르탄의 본능이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세계가 먹혀가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멸망해 가는 세계에서 안톤은 가장 어린 울루였다. 그의 몸은 아직 작고 가벼워서 네 다리를 움직여 이동할 수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더욱 단단하고 무거워져, 마침내 산이 되는 고령의 울루에 비하면 굉장히 날렵하고 유연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타르탄 역시 알고 있었다.

멸망의 문턱에서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타르탄은 어떤 계시와 마주하였고, 움직여야 할 때임을 알았다. 그들은 모두 안톤의 몸에 올라탔다.

오랫동안 섬긴 다른 신들을 버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생존이 최고의 승리인 곳이었다.

그리고 안톤은 타르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울루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용암지대를 피하며 안톤은 계속 움직이고, 살아남았다.

마침내 이동할 대지 한 조각이 버석한 흙이 되어 무너져 갈 때 어떤 빛이 내리쬐며 부드러운 음성이 그들에게 닿았다.

"여러분을 위해 왔습니다."

세계가 완전히 무너지기 직전에 안톤은 타르탄과 함께 그곳으로 올라섰다.

그들의 다리가 새로운 땅에 닿는 순간, 울루와 타르탄이 공존하던 세계는 흔적도 없이 무너졌다.

마치 안톤이 옮겨가기를 기다리며 버텨왔다는 듯이.

타르탄이 받은 계시대로 안톤은 선택된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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